AI가 이상한 말을 한다는 것은 어떤 상태일까?
사용자 입장에서 “이상한 답변”이라고 느끼는 상황은 대체로 몇 가지 패턴으로 나뉩니다. 질문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분명히 틀린 사실을 너무 자신 있게 말하거나, 말투만 번지르르한데 내용이 비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현상은 인간처럼 감정 상태가 이상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본 데이터와 현재 질문을 바탕으로 가장 그럴듯한 문장을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결과입니다. 따라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를 이해하면,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지 않을 수 있습니다.
AI는 원래 어떻게 답을 만드는가?
생성형 AI(LLM)는 Token(토큰)이라는 텍스트의 최소 단위를 하나씩 예측해 나가면서 문장을 만듭니다. 토큰은 보통 단어나 단어 조각을 의미하며, 모델은 지금까지의 문맥을 보고 “다음에 올 가능성이 높은 토큰”을 확률적으로 선택합니다.
이때 모델이 참고하는 것은 훈련 데이터에서 배운 패턴입니다. 현실 세계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접한 텍스트들에서 어떤 표현들이 자주 함께 등장했는지를 통계적으로 학습합니다. 따라서 “사실이 무엇인가?”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말은 무엇인가?”에 더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모델이 모르는 주제에 대해서도 “가장 그럴듯한 말”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것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상한데, 그럴듯해 보이는 답”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AI가 이상한 답변을 내놓는 주요 원인
1. 질문이 애매하거나 정보가 부족할 때
질문이 너무 짧거나, 상황 설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알아서 잘 해줘”를 기대하면 이상한 답변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모델은 질문에 들어 있는 정보만 가지고 추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의도한 방향과 다른 가설을 세우고 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거 왜 이래?” 같은 질문에 문맥 설명이 없다면, 모델은 이전 대화 일부와 일반적인 패턴만으로 상황을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추정이 빗나가면, 답변 전체가 사용자의 기대와 어긋납니다.
2. 맥락(Context)이 끊겼을 때
AI 모델에는 Context Window(컨텍스트 윈도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한 번에 참고할 수 있는 최대 토큰 수가 정해져 있고, 이 범위를 넘는 과거 대화는 잘리거나 요약된 상태로만 남습니다.
대화가 길어지면, 처음에 주고받은 중요한 설정이나 조건이 컨텍스트 밖으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처음에는 잘 이해하고 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전혀 딴소리를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는 모델이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라, 참고할 수 있는 과거 정보가 바뀐 것에 가깝습니다.
3. 지식 한계와 Hallucination(환각)
모델이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주제, 최신 정보가 필요한 영역, 매우 구체적인 사실(예: 특정 날짜의 세부 일정)에서는 Hallucination이 자주 발생합니다. Hallucination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내용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때 모델은 “모른다”고 말하기보다는, 훈련 데이터 안에서 비슷해 보이는 패턴을 조합해 “있을 법한 답”을 생성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틀린 말을 진지하게 하는 이상한 AI”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모델 입장에서는 “주어진 정보 안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어냈을 뿐입니다.
4. 안전장치·필터가 개입될 때
현대의 AI 서비스들은 안전과 규제를 위해 다양한 필터와 정책을 적용합니다. 특정 주제(예: 자기해, 범죄, 혐오 표현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제한하거나 우회적으로 답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필터가 작동하면, 사용자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말을 돌리거나, 반복적인 경고 문구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가 한 질문과 답이 이상하게 안 맞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안전장치가 개입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5. 언어·문화 맥락 차이
AI는 여러 언어와 문화권의 데이터를 함께 학습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 표현이나 농담, 은유가 한국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낯설거나 미묘하게 어긋나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번역투 문장, 문화적 맥락이 다른 예시, 한국 상황과 맞지 않는 사례를 들 때 “이상한데 어색한 답변”이라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이는 모델이 잘못된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훈련 데이터의 문화적 편향과 불균형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AI가 이상한 답변을 줄이기 위한 질문·사용 전략
1. “무엇을, 누구를 위해” 쓰는지 먼저 말해주기
질문을 던질 때 목적과 대상, 활용 맥락을 먼저 알려주면 이상한 답변이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보고서 써줘
보다는 대학생 수준, 3쪽 분량, 발표용 대본으로 써줘
처럼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모델이 “어떤 톤과 깊이로 답해야 하는지”를 더 정확히 추론할 수 있고, 엉뚱한 수준의 난이도나 형식으로 답하는 경우가 줄어듭니다.
2. 예시와 제약조건을 함께 주기
“이렇게 써줘”라고 요구하는 대신, 이런 느낌의 예시 한 단락을 보여줄게, 이 스타일을 따라 써줘
처럼 예시(샘플)와 제약조건을 함께 주면 모델이 훨씬 안정적으로 답을 구성합니다.
예시에는 문체, 단락 길이, 전문용어 사용 정도 등을 드러내고, 제약조건에는 숫자·날짜는 추정하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줘
, 실제 존재하는 논문이나 기사만 인용해줘
같은 요구를 포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3. “한 번에 완성”이 아니라 “여러 번에 나누어” 요청하기
길고 복잡한 결과물을 한 번에 달라고 하면, 중간에서 논리 구조가 꼬이거나 앞뒤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때는 단계별 작업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예를 들어, 먼저 “개요만 정리”, 다음에는 “소제목별 핵심 문장 정리”, 마지막으로 “전체 글로 확장”하는 식으로 나누면, 각 단계에서 사용자가 직접 확인·수정·보완을 할 수 있어 이상한 답변의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이상하다고 느끼면 바로 재질문·정정하기
AI 답변이 애매하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면, 그냥 넘어가기보다 여기서 말한 이 부분의 근거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줘
, 이 내용은 사실인지 다시 확인해줘
처럼 추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이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가 맞다. 이 정보를 반영해서 다시 작성해줘
처럼 직접 교정 정보를 제공하면, 이후 대화에서는 그 내용을 기준으로 더 정교한 답을 만들 수 있습니다.
5. “검증이 필요한 영역”과 “아이디어 영역”을 구분하기
AI 답변을 그대로 사용하기 위험한 영역(의료, 법률, 세무, 투자, 정책 등)과,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영역(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글 초안, 구조 설계 등)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자는 반드시 인간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야 하고, 후자는 이상한 답변도 아이디어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구분만 명확히 해도 “이상한 답변”이 주는 실제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AI와 함께 일할 때 현실적인 기대치 세우기
AI를 “항상 정답을 알고 있는 존재”로 기대하면 실망과 불신이 쌓입니다. 반대로, AI를 “언제든 틀릴 수 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로 보면 이상한 답변도 관리 가능한 수준의 노이즈가 됩니다.
현실적인 기대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AI는 초안을 빨리 만드는 데 탁월하지만, 최종 품질과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이 원칙을 분명히 해두면, 이상한 답변이 나와도 그것을 곧바로 “AI 전체의 실패”로 보지 않고, 검증과 보완의 대상로 다룰 수 있습니다.
meta_know 인사이트
AI의 이상한 답변은 “예외적인 오류”라기보다, 확률적 언어 모델이라는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작용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이상한 답변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상함을 조기에 감지하고, 피해가 큰 영역에서는 반드시 검증 절차를 두는 것”입니다.
자신이 주로 AI를 어디에 쓰는지, 그 중 어느 부분이 검증 필수 영역인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지점이 분명해질수록, AI는 점점 더 위험한 도구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관리 가능한 동료에 가까워집니다.
핵심 정리
- AI의 이상한 답변은 감정이나 의도가 아니라, 확률적 예측 구조·맥락 손실·지식 한계·안전장치·문화 차이 등이 겹쳐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 질문이 애매하거나 정보가 부족하면, 모델은 사용자의 의도와 다른 가설을 세우고 답을 만들어 “엉뚱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 길어진 대화에서 컨텍스트 윈도우를 넘어가면, 초기 조건과 설정을 잃어버려 답변의 일관성이 깨질 수 있습니다.
- 중요한 의사결정이 걸린 영역에서는 AI를 초안·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검증과 최종 판단은 반드시 인간이 책임져야 합니다.
다음 읽을 거리
AI가 이상한 답변을 하는 이유를 이해하셨다면, ‘AI가 이해하는 방식: 토큰과 확률‘을 읽어보시면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기본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하여 문제 상황을 예측하실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질문을 하고 싶으시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핵심 원리: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첫걸음‘에서 체계적인 프롬프트 작성 방법을 배워 이상한 답변을 줄이실 수 있습니다. 할루시네이션의 기술적 해결책이 궁금하시다면 ‘RAG란? LLM + 검색의 결합으로 정확도 높이는 방법‘도 함께 읽어보세요.
